어느 겨울 날, 내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어느 날 겨울 아침,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길을 걷다가 나는 문득 내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들처럼, 내가 지나온 시간들 속에서 사라져버린 것들은 무엇일까? 나는 갑자기 그 모든 것들이 눈앞에 떠오르며 마음속에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예전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졌던 일들이 이제는 그리워지기도 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 이렇게 큰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릴 때는 시간이 마치 끝없이 펼쳐진 것 같았다. 무엇을 해도, 어디로 가도 늘 새로운 세상이 펼쳐져 있었고, 하루하루가 모험처럼 느껴졌다. 그때 나는 무엇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을까? 특별히 기억나는 일은 없다. 그저 가족과 함께한 소소한 시간들, 친구들과 뛰놀던 날들, 그 모든 순간이 기적처럼 지나갔고 나는 그저 그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모든 것이 하나씩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그 빈자리가 점차 채워지지 않는 것을 느낄 때, 나는 어쩐지 그 속에서 나 자신도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나이가 들수록, 나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그 중에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은 ‘시간’이다. 어릴 때는 시간의 흐름이 느리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한 해가 지나가는 것이 너무 빠르게 느껴진다. 이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시간은 언제나 그렇게 흐르고, 나는 그 속에서 나도 모르게 잃어버린 부분들을 찾아내게 된다. 그 중 일부는 내가 소중히 여겼던 것들이었고, 일부는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었다.
가장 그리운 것은 아마도 ‘순수함’일 것이다. 어린 시절의 나는 모든 것이 새롭고 놀라운 경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세상에 대해 궁금한 마음으로 가득 찬 나는 매일매일이 기적처럼 다가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순수함은 사라지고, 나는 세상의 이면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사람들의 말 속에 숨겨진 의도를 읽고, 눈빛 속에서 감추어진 감정을 알아챘다. 그러나 그만큼 세상은 나를 점점 더 지치게 만들었다.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는 점차 세상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순수함을 모두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가끔은 혼자 있을 때, 어린 시절의 기억 속으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때의 나는 세상이 그저 아름답고 따뜻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잃어버린 것은 ‘기다림’이다. 어린 시절, 나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만날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일어날 때마다 그 기다림이 마치 행복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다리는 일이 너무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이 사라진 것 같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동안 느껴지는 불안과 초조함은 이제 나를 지배하는 감정이 되어버렸다. 나는 언제부터 기다림에 대한 의미를 잃어버린 걸까? 이제는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삶을 살게 되었고, 그 과정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기보다는 조급함만을 쫓게 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잃어버린 것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내 자신’이다. 나는 어느새 남들이 기대하는 모습에 맞추어 살고 있었다.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느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왔다. 어릴 적에는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내 마음대로 행동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때의 나는 점차 희미해져 가고 있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보다는, 내가 해야 할 일들, 내가 채워야 할 책임들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잃어버린 자신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아마도 그 답은 내가 다시 그 마음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때만이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내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생각하며, 그리움과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나는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후회만 하지 않고, 그 속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젠가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이 무엇이든, 그 속에서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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